혈당 관리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식단에 특히 신경을 쓸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라도 섭취 방법에 따라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자주 섭취하지만, 사실 혈당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음식 두 가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갈아 마시는 과일주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사 대용이나 간편한 영양 보충을 위해 과일을 갈아 마시곤 합니다. 실제로 과일은 비타민과 섬유질, 미네랄이 풍부하여 신체에 유익한 식품입니다. 하지만 과일을 그대로 먹을 때와 갈아서 주스로 마실 때의 효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과일의 주요 건강 성분인 섬유질은 세포벽 내부에 존재하며 크게 수용성 섬유질과 불용성 섬유질로 나뉩니다. 수용성 섬유질은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불용성 섬유질은 장 건강과 소화기능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과일을 블렌더에 넣고 가는 과정에서 세포벽이 파괴되고 섬유질이 크게 손실됩니다. 이 과정에서 불용성 섬유질은 대부분 파괴되고, 수용성 섬유질 역시 상당 부분 녹아 없어집니다. 결과적으로 과일주스는 섬유질이 거의 없는 농축된 당분 용액과 유사하게 됩니다. 미국 농무부(USDA)의 자료에 따르면, 사과 한 개에 약 4g의 섬유질이 포함되어 있어, 통째로 섭취할 때는 혈당을 서서히 올리는 효과가 있지만, 같은 사과라도 주스로 만들어 마시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이렇게 혈당이 자주 급격히 올라가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여 장기적으로는 췌장에 무리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주의할 음식은 제로 음료입니다. 제로 음료는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지수가 낮아, 흔히 다이어트나 혈당 관리에 적합한 대체음료로 인식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공감미료로 인해 혈당 관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제로 음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인공감미료는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사카린 등으로, 이 성분들은 설탕보다 최대 200배나 강한 단맛을 제공합니다. 최근 일리노이 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공감미료의 단맛은 뇌에서 실제 당분 섭취로 착각하게 만들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실제 혈당 수치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인슐린이 분비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신체의 인슐린 조절 기능에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감미료는 위에서 소화되지 않고 바로 장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장내 미생물들이 이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몸에 해로운 대사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기존에는 제로 콜라가 당뇨와 관련이 없다고 안내했지만, 최근 여러 연구를 반영하여 공식적으로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제로음료가 당뇨병 발병 가능성과 관련이 있으며, 혈당 조절이나 체중 감량에 긍정적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수정하여 발표한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로 음료가 당분이나 칼로리 관리 면에서 일반 음료보다 유리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혈당 관리나 건강 관리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혈당 관리에서 중요한 점은 어떤 음식이 건강하다고 알려졌다고 해서 섭취 방법이나 양에 관계없이 무조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갈아 마시는 과일 주스나 제로 음료처럼 좋은 이미지로 인해 간과하기 쉬운 음식이라도 섭취 방법과 양을 적절히 조절하여 건강 관리에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알아본 두 가지 음식의 특성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식단을 구성할 때 참고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을 겁니다.